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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필하모닉 제185회 정기연주회 [뮤직투데이 공연리뷰]

작성일 : 2017-05-31
조회수 : 770

지난 1월 26일(목) 8시 예술의전당에서 서울필하모닉의 제185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정통 오케스트라’라는 취지로 20년의 공연의 더욱 성숙한 모습을 선사하는 서울필하모닉의 이번 정기연주회는 김훈태의 지휘로 Sibelius ‘Violin Concerto in d minor Op.47’, Beethoven ‘Triple Concerto in C Major Op.56 for Violin, Cello and Piano’, Sviridov ‘The Snow Storm’로 꾸며졌다.


협연에는 2009년 Astana 개최의 Shabyt-Inspiration 국제콩쿠르에서 1위, 2010년 Buenos Aires 국제콩쿠르에서 5위를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연과 미국 Columbus State University Artist Diploma 재학 중인 바이올린의 김예솔, Indiana University 석사 및 전문연주자과정을 졸업한 첼로의 우미영, 그리고 Columbus State University BM in Piano Performance 재학 중인 피아노의 송세실이 함께 했다. 지휘자 김훈태는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 후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립 음악대학에서 타악기를 전공했으며 현재 Focus타악기 앙상블 음악감독 및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학장으로 재임 중이다.    

 

 첫 곡으로 연주된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시벨리우스 자신이 바이올리니스트로의 꿈을 갈망했을 만큼 그의 열정을 쏟아낸 곡으로써 음악적, 기교적으로 풍성한 묘미가 있으며 시베리우스의 안개같은 화성진행이 잘 드러난 곡이다.
1905년 개정판을 만들어 연주해야 했을 만큼 처음에는 연주불가의 곡으로 판정받기도 한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은 이후 잘 다듬어진 개정판으로 지금까지 사랑받는 바이올린 곡의 레퍼토리가 됐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연은 시벨리우스의 오묘한 음악적 색채와 고난도의 기교를 모두 잘 보여주며 부드럽고 섬세한 보잉과 때로는 굵고 절도있는 지판의 활용을 멋지게 보여줬다.        
시벨리우스가 긴장감을 주는 공연이었다면 이어 연주된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다장조’는 피아노가 가미된 풍성함으로 편하고 안정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김예솔, 우미명, 송세실의 조화는 음악 속에 하나로 어우러졌고 서울필하모닉은 세 주자의 소리가 돋보이게끔 연주했다.

 

마지막으로 2001년 서울필하모닉이 초연으로 선 보였던 곡인 스비리도프의 ‘눈보라’는 9개의 짧은 테마로 구성됐으며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의 시를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다.  스비리도프는 1998년에 사망한 현대작곡가로써 러시아의 향수를 포함한 러브스토리를 표현했다.
역동적으로 시작하는 ‘Troika’는 곧 목관의 선율로 정적감과 대비시켰고 춤곡인 ‘Waltz’는 바이올린 주자들의 커다랗고 묵직한 활의 놀림이 넓은 바다를 무대로 춤추는 고래 떼의 안무처럼 멋진 광경을 보여주고 들려줬다. 또한 눈보라의 핵심 내용인 ‘사랑’을 표현한 ‘Romance’는 피아노 주자와 악장의 솔로 연주로 절절함이 다가왔으며 플룻과 오보에의 듀엣은 단조의 가락 끝에 맞이하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느낌으로 이어져 나왔다.
클라리넷 주자가 조용히 시작하는 마지막 ‘Winter Road’는 오보에, 바순 그리고 현악기로 이어져 점점 힘차고 긍정적인 결말로 이끄는 연주였으며 푸시킨 시의 내용처럼 행복한 맺음으로 표현했다.
 

앵콜과 함께 열띤 박수를 받았던 서울필하모닉의 정기연주회는 자칫 뻔한 레퍼토리가 될 수 있는 공연문화에 난해하지 않은 근현대의 곡을 설정함으로써 청중들에게 스비리도프와 푸시킨이라는 음악과 시의 영역까지 폭넓게 심어주는 효과를 도출했다.


간간히 악장 사이마다 박수가 나오긴 했지만 March가 연주될 때에는 청중들 각자 소리없는 박자를 맞추며 흥겨워하는 등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된 공연이었다.    

공미려 기자/edit@musictoday.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