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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디 베로나 첫 내한 투란도트 공연, 한국 오페라사 역사적 순간 될 것"

기간 : 2024-10-02
조회수 : 250

[뉴스버스 인터뷰- 이소영 '투란도트 베로나 버전' 예술총감독]

'투란도트 아레나 디 베로나', 10월 12~19일 잠실 KSPO돔에서

“다니엘 오렌이 지휘...옥사나 디카 등 월드클래스 성악가 총출동”

“출연진만 1,000명 규모..무대 장비 등 컨테이너 55개 伊서 운송"

“한국 오페라사의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내달 12~19일 서울 잠실 KSPO돔에서 열리는 '2024 오페라 투란도트-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공연‘의 예술총감독인 이소영 솔오페라단 단장은 자신감과 설레임이 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 단장은 “무엇보다 ‘아레나 디 베로나’ 축제의 브랜드 가치는 생각 이상"이라며 "이번 ‘투란도트’는 작품성과 정통성을 겸비한 훌륭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단장은 “’아레나 디 베로나‘는 이탈리아 소도시 베로나의 야외 원형극장에서 펼쳐지는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라며 “101년 역사상 해외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1913년 베르디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오페라 ‘아이다’가 공연된 게 그 시작이다. 서기 30년에 완공된 원형극장은 길이 140m, 폭 110m, 높이 31m에 관람석이 3만개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체피렐리 버전 투란도트 ...화려함과 섬세함에 놀랄 것”

이탈리아 베로나의 원형극장.
이탈리아 베로나의 원형극장.

‘투란도트’는 관객 선호도가 가장 높은 오페라다. 국내서도 여러 버전으로 공연됐다. 그런데도 ’아레나 디 베로나‘의 투란도트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단장은 “오페라는 누가 연출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아레나 디 베로나의 투란도트는 독창적이고 화려한 연출로 유명한 세계적인 연출가 프랑코 체피렐리 버전이다. 이 단장은 “체피렐리는 오페라 120편을 연출한 거장”이라며 “체피렐리가 있던 시대의 오페라와, 없던 시대의 오페라가 다르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체피렐리는 의상이든 건축물이든 아주 작은 부분까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고증하고, 이를 더 섬세하고 화려하게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며 “아마 공연을 보시면 그 화려함과 섬세함에 깜짝 놀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외극장 공연용으로 연출되고 제작된 투란도트는 무대 세트 등 그 규모가 압도적이어서 그 자체로도 볼거리다. 무대에 오르는 성악가와 연기자, 합창단, 무용수만 500여명에 이른다. 오케스트라와 스태프 등을 포함하면 1,000명 이상이 공연에 투입된다. 무대 크기는 길이 50m, 높이 20m. 이런 무대 세트와 조명, 의상, 소품 등을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실어 나르는데 40피트 컨테이너 55개가 필요했다고 한다. 

'아레나 디 베로나' 의 투란도트 공연 중 한 장면,
'아레나 디 베로나' 의 투란도트 공연 중 한 장면,


이 단장은 “올해 베로나에 가서 직접 투란도트를 봤는데, 없던 궁전이 순식간에 나타날 때는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육중한 무대 세트가 순식간에 바뀌었는데 그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며 “체피렐리는 진짜 천재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격찬했다. 

이 단장은 “베로나에서의 그 멋진 모습을 서울에서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이 출연진의 면면이다. 이 단장은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출연진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휘는 세계적 마에스트로인 다니엘 오렌이 맡는다. 오렌은 20세인 1975년 폰 카라얀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푸치니의 해석자로 정평이 나 있는 극장음악 전문가다. 지금은 전 세계 오페라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주역인 투란도트역에는 소프라노 옥사나 디카와 올가 마슬로바, 한국의 신예 전여진이 번갈아 맡는다. 아르투로 차콘 크루즈, 마틴 뮐레가 칼라프 왕자역을 한다. 천사의 음성이란 찬사를 받는 '마리안젤라 시실리아'와 월드 클래스 베이스 '페루치오 푸르라네토'가 각각 류와 티무르 역으로 출연한다. 이들 모두 별도로 소개해야 할만큼 기량이 뛰어난 월드 클래스다. 

 

“‘아레나 디 베로나’ 내한 공연...오랜 꿈 이뤄”

아레나 디 베로나의 첫 해외 공연이 한국으로 정해진 데는 이 단장의 역할이 컸다. 이 단장은 “작년 초부터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 공연에 대해 이탈리아 대사관, 문화원과 같이 의논하다가 이탈리아 쪽에서 먼저 제의를 해왔다. 그래서 제가 아레나 디 베로나에 편지를 썼고, 여러 차례의 현지 미팅 끝에 성사됐다”고 말했다.

이 단장과 베로나와의 인연은 깊다. 그는 베로나국립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성악을 전공한 후  오페라코칭 과정을 공부했다. 그가 이끄는 솔오페라단은 이탈리아 오페라 극장들과 지속적으로 협업을 해왔다. 이런 배경이 내한 공연 성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단장은 1990년대 베로나에서 공연을 본 이래 줄곧 내한 공연을 꿈꿔왔다고 한다. 그는 “대중화에 성공한 베로나의 오페라는 예술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승화한 대표적인 케이스”라며 “민간 오페라단이 살아남기 힘든 국내 토양에서 20년간 꾸준히 한 우물을 판 결과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2005년 솔오페라단을 창단한 그는 ‘아이다’, ‘사랑의 묘약’ 등 24편의 오페라를 제작했고, ‘춘향아 춘향아’  등의 작품을 세계에 알렸다. 2016년 제2회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2017년 제3회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에서 공연 분야 최다 관객상, 2023년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어워즈 은상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갖고 있다.

이 단장은 “인간의 목소리만큼 감동을 주는 악기는 없다”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 한 명이라도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투란도트에 큰 감동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베로나 오페라 내한 공연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2년이나 3년에 한 번씩 계속됐으면 한다”며 “한국이 아시아 오페라의 메카가 되고, ‘아레나 디 서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소영 단장(오른쪽)이 이탈리아에서 '아레나 디 베로나'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소영 단장(오른쪽)이 이탈리아에서 '아레나 디 베로나'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다음은 뉴스버스와  '2024 오페라 투란도트-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공연‘의 예술총감독인 이소영 솔오페라단 단장과의 일문일답.

Q. 오페라 문외한엔겐 ‘아레나 디 베로나’ 라는 말이 생경할 수도 있는데, 설명을 붙이면.
"이탈리아 소도시 베로나의 야외 원형극장에서 펼쳐지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규모가 크며 오래된 오페라 축제다. 브랜드 가치가 어마어마하고 압도적이어서 성악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다. 그 무대에 서면 커리어가 달라질 정도다."

Q. 100년 역사에서 해외 공연이 처음이라니 놀랍다.
"베로나 현지에선 아무것도 없는 콜로세움 원형극장에 무대를 창조해 오페라를 공연한다. 무대 규모가 크고 육중해 다른 곳으로 옮겨서 공연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공연을 보고 싶으면 와서 보라’는 식으로 아레나 디 베로나의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하다. 첫 해외 공연지가 우리나라로 정해졌으니 한국 오페라사의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베로나의 원형극장은 3만석이다. 한국에선 1만5,000석 규모인 KSPO돔에서 열리는데.
“공연 장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과거 상암이나 잠실스타디움에서 오페라 공연이 있었는데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 않고, 음향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KSPO돔이 이번 공연을 제대로 관람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판단했다. 무대 장치 공간을 제외하면 1만석이 나온다. 케이팝 성지라서 가을에 대관하기가 쉽지 않은데 다행히 기획 공모에 당선이 됐다. 공동주최자인 KSPO에 감사드린다.”

Q. 오페라와 뮤지컬의 다른 점 중 하나가 마이크를 쓰지 않는 것이라는데.
“오페라는 전용 마이크를 사용한다. 성악가의 목소리를 증폭할 뿐 어떤 다른 요소도 첨가하지 않는다. 소리의 장인이라 할 수 있는 톱마스터들이 관객들에게 음악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음향을 조율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음향 부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Q. 아레나 디 베로나 투란도트의 특별한 점은.
“오페라는 누가 연출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전혀 달라진다. 아레나 디 베로나의 투란도트는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프랑코 체피렐리의 버전이다. 체피렐리는 오페라 120편을 연출한 거장이다. 정통 오페라를 끝까지 고수했던 제피렐리가 죽었을 때 이제 정통 오페라의 시대는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오페라가 체피렐리 이전과 이후가 다르다고 할 정도다. 의상이든 건축물이든 아주 작은 부분까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고증했다. 규모를 더 키우고 화려하게 만들었다. 무대 세트, 의상, 귀걸이, 목걸이 등 체피렐리의 소품 하나하나가 다 그대로 한국에 온다. 공연을 보면 그 화려함과 섬세함에 깜짝 놀랄 것이다.”

'2024 오페라 투란도트 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포스터. (솔 오페라단)
'2024 오페라 투란도트 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포스터. (솔 오페라단)

Q. 오페라 입문작으로 투란도트를 추천했는데.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유작이다. 푸치니의 낭만성에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요소가 가미돼 새로운 오페라가 탄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칼라프 왕자가 결혼하기 위해 목숨을 건 수수께끼 풀이 과정, 투란도트 공주가 사랑에 눈뜨는 과정, 칼라프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시녀 류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스토리가 복잡할 것 같지만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다. 마지막에는 사랑의 승리로 끝난다. 여러 가지로 힘들어하는 현대인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얼음 같은 투란도트와 죽음으로서 사랑을 지키는 류, 두 여자의 대비되는 사랑도 재미와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이런 점에서 오페라에 입문하는 사람이 보면 좋을 것 같다.”

Q. 언제부터 아레나 디 베로나의 내한 공연을 생각했는지.
“1990년대 베로나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당시 한국에서 오페라는 소수만 보는 전유물이었다. 베로나국립음악원 학생들은 아레나 디 베로나 공연 리허설을 볼 수 있었다. 그 곳에 가면 전 세계에서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을 가득 태운 버스가 길가에 즐비했다. 오페라는 태어날 때 귀족문화였지만 결국은 대중의 문화가 됐다. 베로나의 오페라가 대중화에 성공해 고부가가치 문화예술 산업으로 승화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한국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고 싶었다. 베로나 오페라의 내한 공연을 그때부터 꿈꿔왔다. 민간 오페라단이 살아남기 힘든 국내 토양에서 20년간 꾸준히 한 우물을 판 결과 오랜 꿈을 이뤘다.” 

Q. 공연을 보러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레나 디 베로나 내한 공연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2년이나 3년에 한 번씩 계속 이뤄졌으면 좋겠다. 외국인도 서울로 공연을 보러와서 한국이 아시아 오페라의 메카가 되고, ‘아레나 디 서울’이 되기를 바란다.”

※ 티켓 공식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며, 좌석별 가격은 최고가 55만원부터 최저가 5만원까지 8단계다(P석 55만원, VIP석 39만원, R석 34만원, S석 30만원, A석 23만원, B석 18만원, C석 10만원, D석 5만원). 자세한 안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출처: https://www.discovery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046261